사장님칼럼
대형마트는 정말 전통시장에 피해를 줄까?
도대체 어떤 명분으로 대형마트에 의무휴업일을 지정했을까.
왜 밤늦게까지 영업하지 못하게 제한했을까.
전통시장 주변 출점 제한은 또 어떤 논리였을까.
전통시장을 보호해야 한다는 말 자체를 부정하고 싶은 건 아니다.
전통시장이 구조적으로 불리한 부분이 있다는 것도 안다.
시설, 주차, 위생, 결제, 온라인 대응, 상인 고령화 같은 문제는 분명히 존재한다.
다만 내가 이해하기 어려운 건,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대형마트의 문을 닫게 하는 방식이 정말 맞는 걸까.
관광지에 있는 전통시장이나 특정 유명 시장은 예전부터 지금까지 계속 사람들이 붐빈다.
젊은 사람들도 찾아가고, 줄을 서고, 사진을 찍고, 먹거리를 즐긴다.
결국 사람들은 갈 이유가 있으면 간다.
예전에 전통시장 살리기 공모전에 참가하려고 아이디어를 준비했던 적이 있다.
그때 뭐가 그렇게 문제일까 찾아봤는데, 문제는 생각보다 단순했다.
고객이 없다.
그런데 그 고객이 없는 이유를 정말 대형마트 때문이라고만 볼 수 있을까.
나는 그 말에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
대형마트가 아무 영향도 없었다고 말하려는 건 아니다.
일부 품목, 일부 지역, 일부 상권에서는 분명 영향을 줬을 수 있다.
하지만 전통시장이 어려운 이유를 전부 대형마트 탓으로 돌리는 순간, 진짜 봐야 할 문제는 뒤로 밀린다.
지금 시장은 젊은 사람들에게 하나의 콘텐츠에 가깝다.
물건이 필요해서 간다기보다, 분위기나 먹거리, 경험 때문에 가는 경우가 많다.
손가락 몇 번 움직이면 집 앞까지 무료로 배송되는 시대에 굳이 시장에 가야 할 이유.
그 이유는 결국 시장이 만들어야 한다.
물론 상인 개인에게만 맡기자는 말은 아니다.
그 숙제를 지자체가 도와준다면 누가 반대할까.
어릴 적 부모님을 따라 걷던 시장 풍경은 여전히 좋고 따뜻하다.
지금도 시장에 가면 그런 감정이 있다.
하지만 그 어릴 적 감정만으로 사람들이 계속 시장을 갈까.
앞으로 변화가 없다면 시장은 더 도태될 수밖에 없다.
막상 청량리나 경동시장만 가봐도 젊은 사람은 많지 않고, 어르신들이 대부분이다.
반대로 유명하고 유동인구가 많은 시장에는 젊은 사장님들이 들어가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유튜브만 봐도 시장 안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도전하는 젊은 사장님들의 콘텐츠가 보인다.
결국 시장도 변하는 곳은 변하고 있다.
사람들이 찾는 시장은 분명히 이유가 있다.
그런데 정말 궁금하다.
대형마트가 문을 닫으면 기존 이용객들은 전통시장에 갈까.
이건 누구의 생각이었을까.
물론 정책이라는 건 해봐야 알 수 있다.
해보지도 않고 결과를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아직도 이 방식이 유지되고 있다는 건 놀랍다.
대형마트가 휴무라서 마트를 가지 못한다면, 많은 사람은 다음 날 대형마트에 갈 것이다.
아니면 쿠팡, 마켓컬리, 네이버쇼핑, 편의점, 동네 슈퍼로 빠질 수도 있다.
대형마트가 문을 열지 않으니 전통시장에 간다는 전제는 지금 시대에도 유효한지 다시 물어봐야 한다.
특정 대상에게 불편과 손해를 주고, 그 반사이익이 다른 곳으로 가길 바라는 구조는 이제 다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갑자기 이 생각이 강해진 이유는 이런 기사를 봤기 때문이다.
대형마트가 사라지자, 오히려 “손님이 더 안 온다”는 내용이었다.
이게 참 아이러니하다.
대형마트가 있었어도, 없었어도 결과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수 있다.
그렇다면 문제는 대형마트가 아니라 전통시장 자체의 경쟁력일 가능성이 더 크다.
그렇다고 전통시장 상인분들이 잘못했다는 말은 아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대부분 오랜 시간 장사해오신 분들이고, 연세가 있는 분들도 많다.
그러면 지자체가 먼저 해야 할 일은 그분들이 앞으로 어디로 가야 할지 방향을 잡아주는 일 아닐까.
시설을 개선하고, 주차를 편하게 만들고, 가격 표시를 명확하게 하고, 카드 결제와 환불 기준을 정리하고, 시장 안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경험을 만들어주는 것.
전통시장을 살리고 싶다면 이런 쪽에 더 많은 힘을 써야 한다고 본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다.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대형마트의 문을 닫는다.
이 문장 자체가 지금 시대에는 너무 낡게 느껴진다.
오히려 상생하는 방법을 생각했어야 한다.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이 서로 고객을 빼앗는 관계로만 볼 게 아니라, 같은 상권 안에서 사람을 모으는 구조를 만들 수는 없었을까.
만약 대형마트가 시장보다 품질도 떨어지고, 가격도 높고, 거리도 정돈되어 있지 않다면 대형마트는 자연스럽게 밀려났을 것이다.
반대로 전통시장에 경쟁력이 충분했다면 사람들은 알아서 시장으로 갔을 것이다.
그랬다면 시장판 쓱배송 같은 서비스가 이미 시장에서 먼저 나왔을지도 모른다.
경쟁력이 있다고 느껴지면 눈치 빠른 사업가들은 전통시장을 절대 가만두지 않았을 것이다.
예전에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파리바게뜨 옆에 뚜레쥬르가 있는 이유를 생각해보라는 말이었다.
파리바게뜨 하나만 있으면 사람은 “빵이나 사갈까?” 정도로 생각한다.
그런데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가 같이 있으면 생각이 조금 달라진다.
“빵을 살까?”가 아니라 “어디서 빵을 살까?”가 된다.
저가 커피도 마찬가지다.
어떤 곳은 메가커피, 컴포즈커피, 빽다방이 거의 붙어 있는 경우도 있다.
그들이 서로에게 무조건 피해만 줄까.
꼭 그렇지는 않다고 본다.
하나의 선택지였을 때는 그냥 커피를 마실지 말지의 문제였지만, 여러 매장이 모이면 그곳 자체가 커피를 사는 장소가 된다.
그렇다면 대형마트와 전통시장도 어떤 식으로든 상생 구조를 만들 수는 없었을까.
나는 정확한 답을 모른다.
그리 똑똑한 사람도 아니다.
그래도 아쉬움은 남는다.
막는 방식이 아니라, 갈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만드는 방식이었으면 어땠을까.
전통시장을 살리는 일은 대형마트의 문을 닫게 하는 일이 아니라, 사람들이 전통시장에 다시 갈 이유를 만드는 일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금전적인 지원만으로는 부족하다.
진짜 필요한 건 개선이다.
사람들이 불편해서 가지 않는 부분을 줄이고, 시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을 키우는 것.
그냥 개인적인 생각을 적어봤다.
그래도 인상 좋고 따뜻한 전통시장 사장님들은 진심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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