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칼럼
장사가 어려울 때 버티는 것이 정말 정답일까
장사를 하다 보면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있다.
“조금만 더 버텨보세요.”
나 역시 이 말을 많이 들었고, 주변에서도 쉽게 하는 말이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실제로 어려운 시기를 버티고 다시 살아난 가게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모든 상황에서 버티는 것이 정답일까?
나는 꼭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버틴다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매달 나가는 월세, 인건비, 관리비, 각종 공과금, 대출이자.
매출이 조금 부족한 정도라면 버틸 수 있다. 하지만 적자가 계속 쌓이는 상황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매달 적자를 메우기 위해 돈을 넣고, 카드값을 돌려 막고, 대출을 늘리는 상황이라면 그건 버티는 것이 아니라 손실을 계속 키우는 것일 수도 있다.
많은 사장님들이 폐업을 실패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장사를 접는 순간 그동안의 시간이 모두 의미 없어지는 것처럼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사업은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첫 번째 사업에서 얻은 경험이 두 번째 사업에서는 큰 자산이 되는 경우도 많고, 잠시 쉬면서 다시 준비하는 것이 더 좋은 선택이 되는 경우도 있다.
오히려 가장 위험한 것은 아무 판단도 하지 않는 것이다.
매출은 계속 줄어드는데 “언젠가는 좋아지겠지.”라는 생각만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희망을 갖는 것과 현실을 외면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그래서 장사가 어려워졌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버틸지 말지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다.
현재 내 가게를 냉정하게 보는 것이다.
매출은 얼마나 줄었는지.
고정비는 얼마나 나가는지.
지금 상태로 몇 개월을 더 운영할 수 있는지.
가격을 조정할 여지는 있는지.
메뉴나 서비스를 바꿀 수 있는지.
홍보 방법을 바꿔볼 수 있는지.
이런 것들을 하나씩 적어보면 생각보다 답이 보이기도 한다.
반대로 아무리 계산해 봐도 답이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그때는 ‘언제까지 버틸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마무리하는 것이 가장 손실이 적을까’를 고민하는 것도 하나의 경영이다.
사업은 감정보다 숫자가 더 솔직하다.
가게를 운영하다 보면 정이 생기고 애착도 생긴다.
오랫동안 함께한 직원도 있고, 단골손님도 있다.
그래서 더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하지만 사장님은 결국 판단을 해야 하는 사람이다.
버티기로 했다면 왜 버티는지 이유가 있어야 한다.
매출이 회복될 가능성이 있는지, 계절적인 영향인지, 새로운 계획이 있는지 분명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반대로 그 근거가 없다면 ‘무조건 버티자’는 말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나는 장사는 오래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오래 살아남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 번의 사업으로 모든 것이 끝나는 것도 아니고, 한 번의 폐업이 인생의 실패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 내 상황을 제대로 보고, 가장 현실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다.
버티는 것도 용기다.
하지만 멈추는 것도 때로는 용기다.
사장님에게 필요한 것은 무조건 버티라는 말도, 쉽게 포기하라는 말도 아니다.
지금 내 사업을 가장 냉정하게 바라보고, 가장 후회가 적은 선택을 하는 것.
그것이 결국 사업을 오래 이어갈 수 있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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